열다섯, 예나 가정의 주거개선 이야기

열다섯 살인 저에게 ‘집’은 항상 불안하고 무서운 공간이었습니다. 화사한 햇볕보다 눅눅한 습기가, 구수한 밥 냄새 대신 악취가 더 익숙했던 우리집. 낡고 쓰러져가는 집, 쌓여가는 쓰레기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마저 위태로운 그때, 한 줄기 희망이 다가왔습니다. 저에게는 기적과도 같았던 집의 변화와 이후의 이야기를 지금, 소개할게요! (본 사연의 대상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위태로운 집, 불안한 가족의 삶 

 

 

저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네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집에 가곤 했습니다. 찢어진 천막과 비닐로 얼기설기 이은 지붕, 바닥부터 천장까지 하얗게 핀 곰팡이, 세면대는커녕 수도꼭지 하나가 전부인 목욕탕, 코를 찌르는 악취와 벌레로 가득한 재래식 화장실까지…. 할머니와 아빠, 그리고 제가 사는 이 집은 아늑함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고령의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더 나은 환경이 필요했지만, 집을 고칠 여유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아빠의 한 달 수입으로는 우리 세 식구가 먹고 살기에도 빠듯했으니까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몇 년 전부터는 집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습 니다. 어디에서 나왔는지도 모르는 쓰레기가 방안부터 마당까지 차올랐고, 쓰레기와 살림을 구분하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할머니의 저장강박증이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집을 나간 엄마,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로 인해 할머니의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결국 마당까지 쌓인 쓰레기와 그로 인한 악취로 이웃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고, 이런 상황을 알게된 사회복지사님과 대한적십자사에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면사무소에서 쓰레기 청소를, 대한적십자사에서는 모금을 통한 주거개선사업을 추진해주신거예요. 그렇게 우리 세 가족의 꿈이자 소원이었던 집수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이의 땀과 마음으로 이룬 기적 

 

 

지난 5월,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대한적십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되자 많은 후원자와 봉사자분들의 도움이 이어졌습니다. 면사무소와 적십자봉사원, 지역 봉사자분들의 도움으로 두 차례에 걸쳐 걷어낸 쓰레기 만 35톤(t). 집안에서 마당까지, 빼곡하게 쌓인 쓰레기를 걷어낸 집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곰팡이와 습기로 여전히 엉망이었지만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죠. 연로한 할머니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아빠, 그리고 열다섯 살인 저의 힘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 많은 분의 마음과 손길로 바뀌는 것을 보며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길고 긴 장마가 끝난 후 대한적십자사의 주거개선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낡고 초라했던 집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졌습니다. 누수의 원인이 었던 지붕의 비닐을 걷어내고, 곰팡이로 가득했던 벽지와 장판, 너덜너덜한 싱크대도 새것으로 바꿔주셨어요. 그중에서도 할머니와 제가 가장 좋았던 건 화장실이었어요! 밤이면 재래식 화장실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창피함을 무릅쓰고 이웃집 화장실을 빌려 쓰기 일쑤였고, 장마철이면 물이 넘치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걱정을 모두 해결해주셨거든요. 곰팡이와 젖은 벽지로 엉망이었던 제 방도 몰라보게 깨끗해졌습니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된 지금, 저는 ‘청소년지도사’라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 가족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듯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저 역시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그 꿈을 이루는 날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씩씩하게 살 테니 꼭 지켜봐 주세요. 저의 꿈과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신 후원자와 봉사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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