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복지는 희망의 손길이다

 

 

복지사각지대란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책인 ‘복지’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각도를 뜻하는 ‘사각지대’의 합성어로 법적 제도의 미비함으로 인해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 혹은 이에 처한 사람들을 말한다. 선진국 반열에 근접해가는 한국이라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 여전히 존재하는 복지사각지대. 대한민국 복지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할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글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구혜영 교수

 

 

공공시스템이 닿지 못한 복지사각지대 지난

 

 

7월, 아사로 추정되는 북한이탈주민 모자의 시신이 발견되어 온 국민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2011년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진 30대 시나리오 작가 사건 이후 복지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북한이탈주민 모자의 시신 발견 당시 어머니의 통장 잔액은 0원이었다는 점과 자녀의 아동수당 신청 시 소득인 정액이 없었음에도 기초생활급여 등 다른 복지급여와 연계되지 못했던 점은 복지사각지대의 구멍을 또 한 번 드러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의 독거노인은 137만 가구로 전체 노인의 20%를 차지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고독사는 2013년 458명에서 2017년 835명으로 약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게다가 남성 독거노인의 자살률은 3~4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러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는 네 가지 공통점이 발견 된다. 첫째, 그들은 철저히 ‘혼자’였다. 가족과 친지,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혼자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겹게 버텨오다 죽음에 이르렀다. 둘째, 이들은 사망에 이르기 전 집세가 밀리거나, 물과 전기, 가스가 끊기는 등 경제적 어려움의 징후를 보였다. 셋째, 이들이 처한 상황은 우리 사회의 공공 서비스망의 구멍을 여실히 드러냈다.

법적 기준에 준거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그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대상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친지로부터 소외된 이들은 가장 가까이 사는 이웃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따뜻한 손길은 끝내,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부양의무조건을 완화하고 지원방식을 조정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현행 공공복지서비스체계로는 지원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필자는 이를 보완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안 전망을 촘촘히 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복지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

 

 

우선 복지서비스는 신청주의를 넘어 ‘발굴주의’로 전환이 필요 하다. 즉,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현재의 복지시스템을 전면 개편 해 법적 기준에 적합한 대상자 이외에도 은둔 대상자, 위기 대상자, 잠재 대상자 등을 발굴하여 서비스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통 반장이나 주민자치위원, 적십자봉사원, 비영리단체 자원봉사자에게 위기 대상자 발굴 업무를 추가로 부여하고, 사례발굴에 대해서는 일정한 인센티브 를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봉사원에게 위기진단 교육과 복지 서비스 희망교육은 필수이며, 부당수급자에 대한 신고도 병행 하게 하여 서비스 지원의 투명성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제도적 서비스 안에는 들었지만 복지사각지대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에게 실제 소득이 없음에 도 ‘추정소득’ 혹은 ‘확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위기 상태를 예측 하여 소득수준을 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근로 능력과 관계없이 빈곤층에게 국가가 최저 수준의 소득을 보장해 준다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본 취지를 살려 ‘선 서비스 지원, 후 상황 진단’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통합관리시스템의 정교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재개발 임대거주자의 정보 데이터까지 포함하고,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정보연계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위기 징후를 빠르게 포착해야 한다. 수도, 전기, 가스, 임대주택 관리비, 핸드폰 등 사용료 연체 이력이 사회보장 정보원에 집중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해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동시에 복지시스템이 닿을 수 없는 곳인 이웃의 심리 및 정서 안정을 위해서는 비영리단체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소외 이웃에게는 공공서비스와 더불어 정기적인 보살핌과 따뜻한 챙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러한 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소외된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희망의 온기를 전하는 희망풍차 결연지원과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도움을 주는 긴급지원, 때에 맞게 지원해주는 맞춤지원을 통해 적십자 봉사원들은 복지사각지대를 향한 희망의 손길을 지역사회 구석 구석에 뻗는다. 이외에도 모바일시대에 맞춰 문자나 동영상 등으로 희망을 나누는 온라인 휴먼봉사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 시스템과 민간사업만큼 중요한 것이 있으니 소외된 이웃을 위하는 우리들의 마음이다. 우리는 나눔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공유해 이웃의 어려움과 위기 징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주인은 집세가 2개월 이상 연체되 면 독촉만 할 것이 아니라 세입자의 안녕을 확인하는 도덕적 책무를 발휘해 세입자의 어려운 상황을 듣고 주민센터로부터 긴급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웃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고 복지 확대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경계 하는 것은 국민의 중요한 의무이다. 복지시스템과 민간단체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의 마음까지 한데 모은다면 복지사각지대는 선명하게 줄어들 것이다. 이 글을 계기로 따뜻한 손길을 건넬 이웃이 누가 있을까 주변을 살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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