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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나눔의 향기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9-05-06 조회 7339

[낮은 목소리로]나눔의 향기

봄비에 촉촉이 젖은 대지는 온갖 풋것들로 싱그럽습니다. 봄의 대지는 막 싹트는 것들의 파릇파릇한 기지개로 가슴을 활짝 엽니다. 그리고 제 몸 깊은 데서 솟는 풋것들을 세상에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냉이, 달래, 미나리, 취나물 같은 풋것들을 뜯으러 나온 봄처녀들의 바구니 속에도 그득그득 나누어줍니다.

우리는 저 봄의 대지처럼 무언가를 풍성히 나누어 본 적이 있던가요. 우리가 타인에게 무엇인가 나누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닫힌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신성한 기적입니다.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가 지옥의 주민으로 살던 이가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나눔을 베풂으로써 천국의 주민으로 바뀌는 기적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눔은 낯선 타인을 친밀한 이웃으로 손잡게 해줍니다. 그러면 세상은 넓어지고, 아름다운 시간의 문이 열리게 되며, 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서게 됩니다.

우리는 때로 각박한 세상을 탓합니다. 각박한 세상을 탓하면서 자신의 각박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세상은 더욱 각박해집니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도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지갑을 열면 각박한 세상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눔’이나 ‘사랑’과 같은 절대가치는 항상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타인에게 가슴을 열길 기대하기보다 내가 먼저 가슴을 열어야 합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나눔

최근에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쓴 소설 <성 프란체스코>를 읽고 큰 감화를 받았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어느날 남루한 차림의 거지를 자기 오두막으로 데려왔습니다. 그 거지는 눈썹이 다 빠지고 코가 문드러진 나병환자였습니다. 프란체스코가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고 나자, 나병환자는 너무 추우니 당신의 몸으로 자기 몸을 덥혀 달라고 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망설임도 없이 그 더러운 몸에 자기의 몸을 오랫동안 비벼 덥혀 주었습니다. 그러다 둘다 깜빡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새벽이 되어 일어나 보니, 침대에서 자던 거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고름이 흐르던 나병환자의 몸을 감싸고 잤는데도 프란체스코의 몸과 침대에는 더러운 이물질이 전혀 묻어 있지 않았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즉시 그 자리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느님, 나병환자로 저를 찾아 오셨었군요. 주님과 같이 동침했으니, 이 기쁨을 무엇으로 다 표현하리오!”

가장 작은 자에게 물 한 그릇을 대접하면 그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예수는 가르치셨지요. 프란체스코는 예수의 이 가르침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자기보다 큰 존재와 하나 되는 신비를 경험하는 은총을 얻은 것입니다.

우리는 나눔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내가 가진 소유가 많아야 나눌 수 있다고. 물질적 소유가 없다고 정말 나눌 것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따스한 미소, 사랑의 입맞춤, 긍정의 눈짓, 함께 울어주는 눈물도 물질적 나눔 이상으로 우리가 만나는 상대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꽃향기가 우리를 배부르게 하지 않지만 꽃향기에 취해 생기를 얻고 꽃향기를 들이마시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기도 하지 않던가요.

내가 먼저 마음의 빗장을 풀자

나눔을 베풀 때는 아무런 ‘사심(私心)’이 없어야 합니다. 인도의 한 무명시인은 사심 없는 나눔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 아닌 것들을 위해/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은/아무리 험한 날이 닥쳐오더라도/스스로 험해지지 않는다/부서지면서도/도끼날을 향기롭게 하는 전단향나무처럼!”

이처럼 우리의 나눔에 사심이 없으려면, 나눔은 우리 ‘안’에서 비 롯되어야 합니다. 향기를 내뿜는 꽃이나 나무가 제 몸 안에 풍부하게 고인 향기를 세상을 향해 내뿜듯이, 나눔은 우리 안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자비심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나눔일 때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 삶의 풍요와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나눔의 향기는 또다른 나눔의 기적을 낳을 것입니다.

<고진하 | 숭실대 겸임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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