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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전남광주

[기고] 이주민을 위한 응급처치에 관심을

배포일 :
2026.09.03

9월 12일은 세계응급처치의 날이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2000년부터 매년 9월 둘째 주 토요일을 ‘세계응급처치의 날(World First Aid Day)’로 정하고,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각국 적십자사를 통해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을 확산하고 있다.

응급처치는 영어로 ‘First Aid’라고 한다. 이를 직역하면 ‘첫 번째 도움’이라는 의미로, 급성 질환이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기 전까지 이루어지는 초기의 즉각적인 도움과 처치를 말한다. 응급처치를 통해 생명을 보존하고, 고통을 경감하며, 추가적인 질병이나 손상을 예방하고,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결국 응급처치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위급한 순간에 누군가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26년 세계응급처치의 날 주제는‘이주 상황에서의 응급처치(First Aid in Migration contexts)’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주민은 난민이나 이재민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 넓은 의미에서 이주를 경험한 사람들을 포괄한다. 이는 이주민 역시 응급상황에서 적절하고 질 높은 응급처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자신과 주변 사람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는 약 332만 명의 인구 가운데 약 14만 2천 명의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특별시 인구의 약 4.4%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남광주지역에서 응급처치를 보급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지사의 외국인 대상 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교육 참여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응급처치 교육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것이다.

응급상황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심정지가 발생한 사람에게 국적은 중요하지 않으며, 출혈이나 화상, 기도폐쇄와 같은 사고 역시 언어와 문화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가장 먼저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며,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주민은 단순히 응급처치 교육의 ‘수혜자’가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의 또 다른 ‘최초 대응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이주민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뿐만 아니라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이해, 교육 경험과 생활환경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을 응급처치 교육의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다국어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그림과 실습 중심의 쉬운 교육을 확대하며,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등 이주민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응급처치를 특정한 사람들만 배우는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배울 수 있고,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생명안전 역량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주민이 응급상황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 역시 우리 이웃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첫 번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응급처치를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9월 12일 세계응급처치의 날을 맞아 ‘나는 응급처치를 배웠는가?’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지역의 모든 사람이 응급처치를 배울 기회를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응급처치는 국적과 언어, 문화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다. 2026년 세계응급처치의 날이 이야기하는 ‘이주 상황에서의 응급처치’가 우리 지역에서도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지역사회 구성원이 서로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포용적인 응급처치 문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가장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 그 ‘첫 번째 사람’에서 이주민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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