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홀로 있는 이웃에게 안부를 건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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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_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한 문제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가 저소득층에 속하는 이들은 혼자서 생계를 유지하고 생활하다 보니 질병, 사고, 범죄 등의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고 고립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외로움과 싸우다 맞이하는 고독사 또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나타난 사회 변화

    2015년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가장 많은 가구 수는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3~4인 가구가 아닌, 1인 가구로 나타났다. 2015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했고 2020년에는 3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일상의 변화를 불러왔다. 시장에서는 YOLO(You Only Live Once)족, 화려한 싱글 등으로 표현되는 1인 가구의 삶의 가치를 반영한 여행, 문화, 음식, 교육, 주거 등의 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삶에 화려하거나 즐거운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IMF 경제 위기와 세계 금융 위기를 떠올려 보자.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가족을 해체시켰고, 가장이던 남성들이 대거 실직하면서 사회와 가족에게 배제당하고 노숙이나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이 문제가 일상적으로 나타난다면 어떨까? 현대사회에서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산업구조의 개편 등으로 경제 위기 때의 문제가 만성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구가족통계를 바탕으로 친족관계망이 전혀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 이들이 혼자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Bloomberg, 2017).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초핵가족화로 인한 고독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통계도 없고 정의도 없는 죽음이라는 것이다.

    누구든 고독사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고독사는 일반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혼자 살아가다가, 혼자 죽고, 일정 기간 이후에 발견된 죽음’으로 정의된다. 이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를 사는 일본에서 제일 먼저 대두됐다. 일본 역시 고독사를 같은 의미로 정의하는데 주로 노년기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고독사 보도를 보면 다소 양태가 다르다. 노인도 포함되지만 40~50대의 중장년층, 심지어 청년의 고독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16년 서울시 고독사 실태 연구(송인주, 2016)’에 따르면 서울시는 혼자 살다가 사망한 후 시체가 일정 기간 부패되어 발견되는 사례를 ‘고독사 확실 사례’로 분류했다. 그 결과, 한 해 162건의 확실 사례가 나타났다. 부패 여부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혼자 살다가 죽은 후 발견된 사례를 분류한 ‘고독사 의심 사례’는 연간 2,181건에 달했다. 이중 남성의 비율이 84%였고, 45~64세가 해당 사례 중 61%를 차지했다. 대부분은 집주인, 관리인, 이웃에게서 발견됐고, 가족이 있어도 떨어져 살던 사람이 많았다. 직장을 다니던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직, 이혼을 겪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술을 많이 마셨던 사람들로 파악됐으며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 또는 앉아서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고독사를 방지하는 첫걸음, 이웃의 안부 묻기

    고독사 현상의 원인은 사회적 고립의 문제로 확대해 볼 수 있다.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할 때 한국은 사회적 관계망의 질이 낮다. 무려 절반 수준이다. 고립은 집에서 나오지 않는 고립, 일과 사회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고립 등 다양하다. 고립은 정신적·신체적 건강 문제와 만성 채무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고립된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을 쉽게 요청하지 못한다. 고립이 고착된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식사와 운동 등 일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고독사 위험집단이 된다. 현재 한국 사회의 고립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거나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시험에 계속 낙방하는 취업준비생, 일거리가 없어져 술로 세월을 보내는 장년, 이혼과 사별 등으로 가족에게서 멀어진 사람, 암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장애를 안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이다.

    현대인들은 콘크리트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인격체들과 모여서 살아간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벽 너머의 누군가가 죽어가는 것도 모르거나 방관할 때가 많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 지자체 등을 통한 제도적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먼저 이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고립된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할 수도 있다. 내 주변에 누가 사는지, 혹시 고립되어 위험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요구된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면 구해야 하는 것처럼 이 역시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 할 인간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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