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빈곤마케팅 뒤에 숨겨진 ‘눈물’ 알고 계시나요?

 

빈곤 포르노의 폐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모금운동, 마케팅을 ‘빈곤 포르노’라고 부릅니다. 편견을 부축이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모금운동이 갖는 폐해는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빈곤포르노’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지금부터 살펴봅니다.  

 

Writer_ 이민영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각종 폐해를 지닌 선정적인 후원광고

 

최근 한 후원광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전원합의로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온몸에 피부병이 있어 괴로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광고였다. 그 광고는 내려졌으나 여전히 힘없는 어린아이의 눈망울을 클로즈 업하여 보여주거나, 장애 부모를 둔 어린아이가 가장노릇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월 2~3만 원의 정기기부를 요청하는 방송은 상영되고 있다.

 

후원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실제 모습은 안타깝지만, 광고에서 재현된 그 모습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어린이의 고통과 배고픔을 이미지화해서 당장의(일시적인) 모금활동 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반복 재생된 그 이미지들은 전형화된 ‘편견’과 ‘차별’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금광고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극적인 메시지와 무력한 피해자의 이미지는 프라이버시, 존엄성, 법적 보호의 침해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빈곤포르노, 더 강한 그림을 내세우다

 

플르스와 스투어트(Plews and Stuart, 2006)는 이와 같은 현상을 모금활동에서의 ‘빈곤 포 르노(The pornography of poverty)’라고 하였다. 빈곤 포르노는 선정적으로 비극과 빈곤을 부각한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상업적인 효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인권의 문제, 향후에 미칠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가 분명하지만, 이러한 선정적 후원광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모금액 달성을 위해 후원광고는 점점 더, ‘좀 더 강한 그림’을 내세우고 있다. 경쟁적으로 더 강한 이미지를 찾는 것이다. 사실과 다르게 더 지저분하고, 더 아프고, 더 가난해 안타깝게 보이는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앙상한 모습을 보여주며 수액제 한 병 천 원이면 아이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식의 강력한 이미지와 메시지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모금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메시지나 이미지에는 늘 윤리적인 고민이 담보되어야 한다.

 

다시, 기부의 목적을 바로 세우자

 

그동안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비영리 모금조직의 윤리성, 책임감과 투명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가 정비되기도 하였다. 모금가협회 등에서도 모금활동을 위한 윤리적 원칙을 세우고 ‘잘못될 수 있는 일들’에 적절히 대응해왔다. 특히 후원광고와 관련해서는 2014년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아동의 권리 보호, 빈곤의 구조적 원인과 맥락 파악 및 반영, 아동의 사생활 보호, 사후 부정적 영향 예방 등 원칙을 세부적으로 마련하였다. 대한적십자사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홈페이지나 소식지 등 홍보물에서 수혜자를 다룰 때 수혜 자에게 상처가 될 만 한 사연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어려운 삶을 헤쳐나가려는 밝은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각계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정적인 후원방송은 계속되고 있으니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

 

모금현장에 숨어있는 빈곤 마케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지한 성찰과 구체적인 실천을 해야 한다. 우선 눈물로 모금하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면 반드시 모금단체들과 이해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약속해야 한다. 모금이 경쟁이 된 시대에 어느 한 모금단체의 실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에 있던 법·제도, 윤리원칙, 가이드라인이 왜 지켜지지 않는지 성찰하고 이것이 부족하다면 모여서 실천강령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결의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모금단체들은 정당한 모금방법을 개발하고 기부자에게 이를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모금단체의 역할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 모금이 잘 안 되는 기부문화를 탓하며 항변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성숙한 기부문화를 위해, 기부자를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신중히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기부자에게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선택하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끝으로 모금활동은 이제 ‘펀드레이징(fund-raising)’이 아니라 ‘이슈레이징(issue-raising)’ 이 되어야 한다. 모금활동이 ‘돈’을 모금하는 것에 목적을 두면 빈곤 포르노의 덫에 빠지기 쉽다. 즉 선한 일을 위해 돈을 모으는 일에 머무르지 말고, ‘기부자와 함께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공유 하고 협력하여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기부의 목적을 다시 세워야 한다. 모금단체들이 활동의 궁극적 목적을 다시 성찰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협력하여 성숙한 기부문화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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