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세상에 나아갈 힘이 되어 줄 할머니의 사랑

증손녀 승원이를 홀로 키우는 정정애 할머니 이야기

 

손녀딸이 맡긴 승원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정정애 할머니. 어려운 형편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매일 웃을 수 있는 이유는 곁에서 밝게 자라고 있는 승원이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승원이와 함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면서도, 그렇기에 더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는 할머니의 바람은 아주 오래도록 지금처럼 승원이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Writer_ 편집실

 

 

어느 겨울, 내게로 온 손녀의 아이

 

2013년,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날이었습니다. 초인종 벨이 울려 문을 열었는데 제 손녀딸과 손녀사위가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으려던 찰나, 손녀딸의 품 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하고, 그 이듬해 아이를 낳은 손녀딸이 이후로 한 번도 저를 찾지 않다가 아이를 키워달라며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떠밀며 제게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손녀딸 앞에서 저는 그럴 수 없다며 단호히 고개를 돌렸습니다. “언제까지 숨이 붙어 있을지 모를 이 할미가 돌도 안 지난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며 “애들은 엄마 아빠 손에서 자라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손녀딸과 손녀사위는 물러 서지 않고 재차 부탁한다는 의사만 제게 전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생활비는 꼭 보내겠다”는 말과 함께 아이를 남겨두고는 그렇게 뒤돌아 떠났습니다.

 

손녀딸이 어린 나이에 승원이(가명)를 낳아 돌볼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그 막막함에 가슴이 무거운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기력도 남아 있지 않아 힘없이 방구석에 기대어 먼 곳만 응시했습니다. 그때 저를 바라보는 아이, 아무것도 모른 채 큰 눈만 깜빡이던 승원이의 말간 얼굴이 눈에 담겼습니다. 저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내쉬어졌습니다. 혼자 남겨진 아이를 거둘 사람은 결국 저라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저는 그 어린 승원이를 품에 안기로 어렵게 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려운 형편 속에 흘러가는 삶

 

승원이와 함께 하면서 참 많은 추억들이 쌓여갔습니다. 비록 너무나 갑작스레 돌보게 된 아이였지만, 말도 잘 듣고 사랑 스러운 우리 승원이는 이 할머니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지요. 살아가는 동력이 되어주었고, 외로움을 잊게 하는 벗이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성장해서 어느덧 유치원에 다니는 승원이. 제게서 떨 어지지 않으려고 저한테 딱 달라붙고, 항상 제 뒤만 졸졸 따라다닙니다. 애교도 많아서 동네 할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이입니다. 아무리 작은 음식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떼어주고 남은 것을 먹는 승원이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미안합니다. 제 친구들은 훌륭한 엄마, 아빠 밑에서 잘 먹고, 잘 입고, 가고 싶은 데도 가면서 부족함 없이 사는데 승원이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손녀가 전해 주었던 생활비도 어느날부터 끊긴 탓에 받는 것이라곤 기초 노령연금뿐. 용돈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할머니라서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웃는 승원이를 볼 때마다 저는 가만히 눈물이 흐릅니다. 그때 그 일이 없었다면, 형편이 조금 나아지진 않았을까 가슴을 치며 한탄하는 요즘입니다.

 

지금 사는 집은 20년 전만 해도 어엿한 제 집이었습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집이 있었으니 먹고 살 걱정이 크지 않았습니다. 동네 자율방범대 등에서 봉사를 하며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이 사업을 하겠다고 집을 담 보로 보증을 서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집을 팔아 빚을 갚아야 했던 것입니다. 저는 현재 월마다 30만 원을 내면서 원래는 제 집이었던 이 곳에서 세들어 살아가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도움을 주는 이들과 함께 그리는 희망의 색채

 

승원이는 그림을 잘 그립니다. 종이와 크레파스만 있으면 멋진 그림을 그리는 승원이는 얼마 전 “할머니 이것 봐, 바닷 속 세상이야”라며 제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랑스럽게 보 여주었습니다. 승원이가 표현한 그 바다는 알록달록 예쁘기만 합니다.

 

 

저와 승원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은 울퉁불퉁 험난합니다. 많은 것을 누리기 힘든 어려운 형편이지요. 그래도 지난해 겨울부터는 너무나 따뜻하고 뜻 깊은 선물을 받게 되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대한적십자사와 결연을 통한 기초생활물품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창 먹는 것을 좋아할 시기이기에 승원이가 맛있는 걸 많이 먹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좋아하는 식재료며, 음식들을 자주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며 얼마나 무거운 마음으로 음식들을 장바구니에 넣 었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대한적십자사의 지원으로 승원이가 좋아하는 햄이며 참치, 김, 카레 등 각종 생필품을 지원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맛있게 음식들을 먹으며 저녁 시간을 기다리는 승원이를 보면서, 저 역시 어느 때보다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저와 승원이가 따뜻한 밥을 먹으며,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 대한적십자사에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더 건강히, 오랫동안 승원이의 곁을 지키겠다는 다짐

 

승원이가 유치원을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4시입니다. 저는 매일 승원이를 데려 오기 위해 유치원으로 향합니다. 유 치원에 들어서자마자 “할머니!”라고 누구보다 큰소리로 외치며 제 품으로 들어와 안기는 승원이. 그리고 그 조그마한 손으 로 제 손을 꼭 잡고 온기를 전하는 아이입니다. 집으로 돌아오 면서 아침부터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거리는 승원이는 자주 “나는 할머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라는 말을 전합 니다. 그러면 저 역시 승원이의 손을 더 꼭 잡으며 이렇게 화답하곤 합니다. “할머니도 승원이가 제일 좋단다.”

 

노인의 몸으로 승원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어 늘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홀로 아이를 남겨두고 언제 이 세상을 떠나게 되는 건 아닌지 늘 염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하루하루 더 열심히, 그리고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합 니다. 승원이를 두고 절대 아플 수 없으니까요.

 

매일이 소중하고 절실한 요즘입니다. 고된 여정만 이어지나 싶던 순간, 저와 승원이에게 따뜻한 나날을 선물해준 대한적 십자사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며 저는 승원이와 함께 오랫동안 씩씩하게 잘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전하겠습니다.

 

 

승원이 가족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습니다. 1577-8179를 통해 후원에 동참해주세요.

 

  • 위기가정 지원신청 및 후원하기
    대한적십자사는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위기가정을 상시 발굴하여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분야의 긴급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기가정 지원 신청하기
    우리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지금 참여해 주세요. 후원 신청하기

대한적십자사 본사 : (우) 26465 강원도 원주시 혁신로 50 / 서울사무소 : (우) 04629 서울특별시 중구 소파로 145 대표번호 : 02)3705-3705

후원문의 : 1577-8179(월~금 09:00~18:00) 헌혈문의 : 1600-3705(월~토 09:00~20:00 / 일,공휴일 10:00~18:00) E-mail : webmaster@redcross.or.kr

대표 : 박경서    사업자등록번호 : 203-82-00639    Copyright(c) Korean Red Cross. All rights reserved.

지사 및 세계적십자

RSS2.0

FAMILY SITE

모바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