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일상의 재난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혹서기 & 혹한기 대비 대한적십자사 지원활동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참 무더웠던 올해 여름. 누군가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실내에서 땀을 식혔지만 누군가는 땡볕 아래에서, 또 어떤 이는 바람조차 새어들지 않는 실내에서 땀을 흘리기도 하였다. 늘 그래왔듯, 폭염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계절의 흐름에 따른 ‘폭염’과 ‘혹한’도 누군가에겐 재난이 되고 있는 요즘, 우리는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지 살펴본다.  

Writer_ 오수경 칼럼니스트

폭염이 재난이 되어버린 세상

지난해 후배가 이사하면서 자신이 쓰던 에어컨을 주었다. 작은 벽걸이 에어컨은 10평도 안 되는 원룸에서 씽씽 잘도 돌아갔다. 덕분에 ‘사상 최악의 폭염’을 무사히 견딜 수 있었다. 겨우 폭염을 견디고 나니 전기세 폭탄을 맞으면 어쩌나 슬슬 걱정되었다. 다행히 ‘폭염은 사회적 재난’임을 감지한 정부의 긴급 조치로 가난한 독거 도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만 부과되었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는 어느 날, 에어컨 아래 앉아 복숭아를 먹으며 생각했다. ‘나 정도면 ‘에너지 중산층’은 되지 않을까?’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더워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제 에어컨 없이 생존할 수 있을까 싶은 일상을 살게 되면서 나의 습관도 달라졌다. 에어컨을 틀면 일단 문이란 문은 모두 닫는다. 그래야 내가 가진 에너지 자원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공간에서 한 걸음이라도 밖으로 나가면 ‘불지옥’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나의 의식은 점점 에어컨이 있는 안과 바깥의 경계를 구분하며 안으로 좁아진다. 세상이 불지옥이라도 나는 그곳에 속하지 않겠다는 순전한 본능이 나를 자꾸 경계 ‘안’으로 밀어 넣는다.

에너지의 불평등, 사회의 경계를 만들다

이 ‘경계’는 무엇을 의미할까? 냉방 시설이 잘된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이들은 땡볕을 피할 여유조차 갖지 못한 채 밖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의 사정에 점점 무심하게 된다. 냉방 기구를 집중적으로 소비한 탓에 ‘누진세’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은 선풍기조차 사치인 가난한 이들의 공포를 알 길이 없다. 어쩌면 폭염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이 재난을 해석하며 대응할 기회도 없이 에너지를 누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선명하게 경계가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경계를 ‘에너지 불평등’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의 저자 리베카 솔닛은 “갑작스레 닥치는 재난이건, 천천히 다가오는 재난이건, 재난이 훨씬 더 강력해지고 훨씬 더 일상화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고 현대 사회를 진단했다. 의 저자 에릭클라이넨버그 또한 “일상과 극한의 차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계의 바깥에 서서, 재난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

정말 그렇다. 미세 먼지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되었듯 우리의 일상은 어느새 재난 곁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8월 15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48명으로 집계되었다. 다른 질병을 앓다가 폭염 때문에 악화하여 사망한 경우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세 배 이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망자를 포함하여 온열질환자 수는 4,300명에 육박했다. 모두가 주지하듯, 이 ‘폭염 재난’의 최대 피해자는 독거노인, 농민, 건설 노동자, 노숙자 등이다. 즉, 재난이 불평등의 틈을 타고 사회적 약자의 일상을 먼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늘어나는 노인 인구와 1인 가구에 관한 제대로 된 사회적 대책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집과 직업을 잃고 거리에서 살아가는 이웃을 그저 개인의 문제로 방치한다면, 배달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이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2019년에는 더 많은 이들이 ‘사회적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다.

재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노력들

이처럼 폭염, 혹한 등의 위험 수위가 날로 커지고, 이로 인해 취약계층이 입는 피해도 커지면서 우리 사회는 대책 마련에 돌입하였다. 정부가 폭염·미세먼지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대응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또한 폭염 피해에 대한 지원이 가능토록 하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기관이나 사회 단체들도 재난이 불러오는 사회적 불평등을 지워나가기 위해, 또한 취약계층이 그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도록 봉사 활동 등을 통한 재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크게 4가지의 지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희망풍차 결연세대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예방적 구호를 진행하고 있으며 두 번째로, 냉난방물품 등의 물품은 물론 전기료 등의 현금성 지원도 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PSS 봉사활동, 재난심리지원회복센터와 연계한 정서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간호사 출신의 전문봉사원을 통한 건강상담도 하고 있다.
‘폭염’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인식은 이번 여름을 지나며 보편화한 것 같다. 이제 그다음이 중요하다. 재난이 드러낸 심각한 불평등, 폭염이 몰고 온 ‘사회적 죽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가 허물어야 할 ‘경계’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곱씹으며 우리는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지원과 대책 마련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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