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기부를 넘어, 사회 문제의 해결에 기여

대한적십자사가 창립 111주년을 기념해 2016년 9월에 출범시킨 고액 기부자 모임 ‘RCHC’.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자’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인도주의’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한적십자사의 전·현직 임원, 홍보대사 안재욱, 야구선수 이승엽 등이 그 시작에 함께한 RCHC는 2017년 7월에 50호, 2018년 9월에 100호 주인공이 탄생하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모임이 확대되는 중이다. 9월 4일 기준으로 회원 수는 102명, 누적 기부금은 119억 원에 이른다.  

단지 ‘기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RCHC의 성과는 더욱 빛난다. ‘인도주의 스타트업 공모전 사업’을 추진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 기부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탈북·다문화 청소년 대안교육, 저소득층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이주여성 건강지킴이 프로젝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처럼 RCHC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나눔의 온기를 전하고 희망의 가치를 밝히며 ‘인도주의 홍보대사’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성장하는 RCHC의 성과들

따뜻한 나눔으로 사회에 귀감이 되는 RCHC 회원이 많다. 홍은영 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취약계층의 의료비 지원을 위해 3억 원을 기부하였으며, 의료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시신기증을 약속했다.  

마리아병원의 이성구, 이용찬 원장은 이른둥이(미숙아) 병원비 지원을 위해서 9억 원을 기부했다. 이성구, 이용찬 원장은 20여 년 전 산부인과 근무 때 열약한 의료 환경과 금전적 문제로 생명을 잃은 이른둥이를 보면서 나중에 이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두 사람의 기부로 시작한 이른둥이 지원 사업은 이제 대한적십자사, 마리아재단, 대한신생아학회, 사랑의본부와 함께하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성장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성과에 힘입어 대한적십자사는 9월 13일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본사에서 ‘RCHC’의 출범 창립 2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호 가입식도 함께 진행되어 그간의 성과와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최초의 ‘모자’ RCHC 주인공

평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지 못했던 남자는, RCHC를 통해 나눔의 크기와 의미를 더욱 넓혔다. 아들을 늘 옆에서 지켜봐온 어머니 역시 영향을 받아, 같은 RCHC 회원으로 나눔의 길을 따라 걷는 중이다. 2대에 걸쳐 나눔의 가치를 연결하는 두 사람. RCHC 100호 회원인 강영신 씨와 아들 이경호 인천적십자사 회장의 이야기다.  

기업가로 살아온 이력이 더 많았던 이경호 인천적십자사 회장은 늘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시선을 기울이며 살아왔다. 지난해 RCHC 인천 3호 회원(전국 45호)으로 가입하여 더 큰 나눔을 약속했고, 이어 15대 인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하며 인도주의 사회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회장의 발자취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왔던 어머니 강영신 씨가 아들을 따라 RCHC에 가입한 것은 올해 9월의 일이다. 평소 이경호 회장으로부터 ‘RCHC’가 가진 특별한 의미에 대해서 전해 들어온 덕분에 그 뜻에 자연스럽게 동행할 수 있었다.  

최초의 ‘모자’ RCHC 회원이라는 수식어 또한 달게 된 두 사람은, 그 존재만으로 RCHC의 성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특히, 강영신 씨는 100호 RCHC 회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상징성을 더하게 됐다.

실향의 아픔을 딛고 선 따뜻한 나눔

강영신 씨는 특별한 이력도 갖고 있다. 바로 그가 실향민이라는 점이다. 황해도 장연군에서 태어난 그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남편과 아들과 함께 피난선을 타고 인천으로 오게 됐고, 어느덧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고향을 그리며 살아오게 되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산가족 찾기나 상봉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어요. 이젠 가족들도 살아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거의 체념하고 살아가고 있지요. 그저 속히 기회가 되면 고향이나 방문할 수 있었으면 소원이 없을 텐데, 이룰 수 있을까요.”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는 강영신 씨는, 그럼에도 지금 가족들과 여생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도 전하였다. RCHC 회원으로서 바라는 점도 결국 가족으로 귀결되었다.  

“저와 제 아들이 2대에 걸쳐 RCHC 회원이 되었으니, 손자 녀석도 훗날 RCHC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그 다음, 증손자도 4대 RCHC 회원이 되기를 바라고요. 증손자가 이미 2명이니 가능하고 봅니다만, 욕심일까요?”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그만큼 오랫동안 뿌리내려져 단단해지기를 희망한다며 그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고향을 잊지 못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풀려는 강영신 씨의 삶은, 그 마음처럼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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